작지만 알찬, 곁에 두고 배우는 리눅스 필수 명령어

GUI가 등장했을 때 내세웠던 장점이 “복잡한 명령어와 옵션을 외우지 않아도 돼서 비전문가도 컴퓨터를 쓸 수 있다”였습니다. 당시 GUI를 장난감 같다고 평한 사람들도 있었지만 어쨌든 오늘날 GUI는 대세가 되었습니다.

오늘날 리눅스에서도 GUI는 낯선 것이 아닙니다. 과학 관련 다큐멘터리들에서 연구원들이 쓰는 우분투 리눅스 데스크톱 화면을 비추는 장면을 종종 볼 수 있을 정도죠. 그렇지만 리눅스 하면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명령행 인터페이스(command-line interface, CLI)를 떠올립니다.

사람들이 흔히 떠올리는 리눅스

일상에서는 GUI를 많이 쓰기는 하지만 명령어 방식에도 유용한 면이 있습니다. 손가락이 뻐근하도록 마우스 클릭을 하는 대신에 반복 작업을 자동화하거나 여러 명령어를 조합해 복잡한 작업을 처리하는 데에는 명령행 인터페이스가 여전히 효율적입니다. 그렇다면 명령어를 어느 정도 많이, 잘 알아야 할까요?

인사이트에도 리눅스 컴퓨터가 한 대 있습니다. 얼마나 많은 명령어가 들어 있는지 궁금해서 대충 세어 보았습니다.

insight@insightwiki:~$ ls -l /bin | wc -l
152
insight@insightwiki:~$ ls -l /usr/bin | wc -l
700
insight@insightwiki:~$ ls -l /usr/sbin | wc -l
140
insight@insightwiki:~$ ls -l /sbin | wc -l
204

얼추 1100개가 넘는군요(참고로 521개 패키지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과연 이 많은 명령어와 각 명령어의 옵션을 다 외워야 리눅스를 쓸 수 있는 것일까요? 명령어를 하나하나 무턱대고 외워야 한다면 입시를 위해 영어 낱말을 맥락 없이 고통스럽게 암기하는 것과 다를 바 없을 겁니다.

운영 체제를 다루는 데 필요한 몇 가지 기초 명령과 옵션들을 배우고 리눅스 배포판에 들어 있는 명령어들이 어떤 범주로 나뉘어 있는지 살펴본 후 관심 있거나 필요한 분야부터 조금씩 실제로 써 보면서 익히는 것이 덜 지루한 방법일 것 같습니다.

이번에 소개하는 『리눅스 핵심 레퍼런스』는 모든 명령어를 빼곡하게 나열하기보다는 리눅스에서 많이 하는 작업들을 범주별로 나누고 주요 명령어와 자주 쓰이는 옵션을 작고 아담한 크기에 간결하게 담아낸 책입니다. 또 앞서 언급했듯이 단순한 명령어를 조합해 복잡한 작업을 어떻게 처리할 수 있는지에 대한 예제도 보여 주고 있습니다. 책 크기가 작으니 옆에 두고 필요할 때마다 찾아보면 명령어를 억지로 외워야 한다는 부담감도 덜할지 모르겠네요.

이 책을 출발점으로 낯설었던 명령어가 놀랍도록 유용하고 강력한 도구로 탈바꿈하는 경험을 해 보면 어떨까요?

다음 인터넷 서점에서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알라딘|예스24|교보문고|인터파크

최고의 인터페이스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 『인터페이스 없는 인터페이스』

인터페이스 없는 인터페이스』 골든 크리슈나 지음 | 진현정•허유리 옮김 | 291쪽

앱, 앱 그리고 더 많은 앱…
2007년 아이폰의 등장 이래 우리는 이른바 애플리케이션 홍수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더 나은 일상을 만들어온 경험의 대표주자로서 기술적으로 끊임없이 혁신하고 실패하는 과정을 통해, 세상이 정말로 필요로 했던 그것, 즉 ‘앱’이 수도 없이 만들어졌습니다. 그래서 앱의 탄생은 경이롭고 기적적인 복음에 비유되곤 합니다.

하지만 앱 그 자체로 그것이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가치를 제공한다고 보장할 수 있을까요? 유감스럽게도 현실은 좀 다르게 느껴집니다. 스마트폰, 스마트워치, 태블릿 등에서 눈에 띄지 않고 조용히 돌아가는 이상적인 앱은 점점 찾아보기 힘들어졌습니다. 대신 피상적인 앱들이 스와이프(swipe)나 핀치(pinch) 등의 기능을 내세워, 마치 그것만이 세상이 원하는 전부인 양 쏟아지고 있을 뿐입니다.

다음 예시는 현관문 열림 솔루션입니다.

와이 콤비네이터가 지원하는 락키트론(Lockitron)은 휴대폰으로 도어록을 제어하여 물리적인 열쇠를 완전히 대체한 솔루션으로 그 동작 원리는 이렇습니다. “집안 모든 문의 잠금장치를 락키트론의 부품으로 교체한 다음, 집으로 돌아가 앱을 작동시켜 ‘잠금해제’ 버튼을 누른다.”

하지만 이 앱이 처음 출시됐을 당시에는 매체들의 극찬과 뜨거운 시장 반응에도 불구하고 문제점이 노출됐습니다. 이 솔루션은 별도의 새로운 잠금장치가 필요했을 뿐만 아니라 우리가 매일 번잡스럽게 반복해 왔던 일을 해결한답시고 휴대폰과 스크린에 기반한 진부한 방식을 적용했습니다. 설명으로 보아선 그냥 열쇠 잠금장치가 나아보입니다.

1. 현관문 앞으로 걸어간다.
2. 스마트폰을 꺼낸다.
3. 스마트폰을 켠다.
4. 스마트폰의 잠금을 해제한다.
5. 비밀번호를 입력한다.
6. 마지막으로 실행했던 앱을 종료한다.
7. 앱이 속해 있던 폴더를 빠져나온다.
8. 넘치는 아이콘들의 바다 속에서 원하는 앱을 찾는다.
9. 아이콘을 선택하여 앱을 실행한다.
10. 앱 로딩을 기다린다.

     

11. 문열림 버튼을 누른다.

12. 이제 진짜 현관문을 당겨서 연다.

스크린 없는 사용자 경험을 디자인하라!
왼쪽 그림의 앱 단계들을 먼저 보겠습니다. 사용자에게는 목표가 있었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스크린을 사용해야 했습니다. 고맙게도 앱 덕분에 단지 현관문을 열기 위해 10개가 족히 넘는 단계를 수행했습니다. 과연 이 앱이 현관 열쇠보다 낫다고 할 수 있을까요?

만약 전체 단계들에서 불필요한 중간 과정의 인터페이스를 걷어낸다면? 오른쪽 그림의 두 단계만 남게 됩니다. 이 두 단계 외에는 전부 불필요해 보이지 않나요? 이후, 락키트론 팀은 제품의 UI를 개선하는 데 힘썼고 참신하면서도 좀 더 쓸모 있는 UX를 만들었습니다. 처음에 디자인했던 별도의 잠금장치를 없애고 사용자가 기존에 사용하던 잠금장치 위에 새로 제작한 덮개를 씌우면 되는 것으로 만들었습니다.

더욱 인상적인 것은 스크린을 넘어, 사용자의 주머니에서 아예 휴대폰을 꺼낼 필요가 없도록 했다는 점입니다. 한 발 더 나아간 2세대 락키트론 앱은 블루투스 기술을 통해 별도의 디지털 인터랙션 없이 휴대폰이 바지 뒷주머니에 들어있다면 현관문 앞에만 서도 락키트론이 문을 열어 사용자를 맞이해 줍니다. 이렇듯 『인터페이스 없는 인터페이스』는 사용자의 자연스런 행위를 고려한 솔루션을 보여주는 다양한 사례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최고의 인터페이스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
현재 구글에서 안드로이드의 미래전략을 디자인하고 있는 저자인 골든 크리슈나(Golden Krishna)는 새로운 세대의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사용자 경험을 디자인하는 원칙으로 인터페이스를 넘어, 심지어 인터페이스 없이 사용자 경험을 설계하는 기술적 솔루션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인터페이스 없는 인터페이스』에는 스크린에 얽매인 사고방식에 대한 쓴소리와 함께 인터페이스에 갇히지 않고 어떻게 발전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가에 대한 저자의 도전적인 목소리가 담겨 있습니다.

저자가 말하는 이 책의 원제(The Best Interface Is No Interface)의 의미를 살펴볼까요?

“훌륭한 인터페이스는 인터페이스 자체가 없는 것이다”라는 의미는 단순히 모든 결과물에서 인터페이스를 없애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최고의 결과물을 얻으려면 인터페이스를 없애는 것이 가장 가능성 있는 방법이라는 뜻이다(본문 232쪽).

최고의 결과물을 얻기 위해서 사용자의 습관이나 생활 패턴, 작업 방식을 이해하고 제대로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인터페이스 설계에 테크놀로지를 결합하고, 사용자의 인지적 노력을 최소화할 수 있는 UX 디자인을 한다면 최소한의 인터페이스, 결국 ‘인터페이스 없는 인터페이스’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설득합니다. 그의 설득력 있는 주장 덕분에 이 책은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올랐습니다.

인터페이스 없는 인터페이스 디자인의  3대 원칙
정말로 ‘좋은’ 디자인, 진정으로 ‘혁신’적인 제품이란 무엇일까요? 바로 의미 있는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입니다, 화면 없이도.

하지만 모든 것이 이분법적으로만 존재하지는 않는 게, 덜어낼수록 더 좋아진다고는 하지만 항상 그런 것도 아니고 인터페이스를 없앤다고 반드시 훌륭한 인터페이스가 되는 것도 아닌 예외 사항도 분명히 있다고 말합니다. 오히려 스크린이 예외 상황과 실패 상황에서 꽤 괜찮은 대응책 중 하나임을 깨닫게 될 때도 있을 거라고요. 결국 훌륭한 디자인은 사용자의 불필요한 일을 줄이는, 자연스러운 인터랙션이 가능한 인터페이스를 의미하는 것이겠죠.

어찌보면 무례하기 짝이 없고 장황한 비난으로 가득찬 이 책을 왜 읽어야만 하는가?
그 불손함이 오늘날 불편하면서도 이해할 수 없는 판에 박힌 절망적인 디자인으로부터 우리를 구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도널드 노먼(Donald Norman), 캘리포니아 대학교 디자인랩 교수, 『디자인과 인간 심리(The Design of Everyday Things)』의 저자

노먼 교수님도 엄지척 해주셨네요. 이어서 이 책을 공역하신 두 역자들이 UX/UI 디자이너로 현업에서 느끼신 고충 어린, 솔직한 목소리도 들어보겠습니다.

분명 앱이라는 존재는 이제껏 겪어보지 못했던 새로운 경험을 가져왔지만, 반대로 수많은 가능성을 오직 앱이라는 솔루션으로 욱여넣어(?) 버리는 안타까운 결과를 초래하기도 했습니다. 새로운 경험이긴 하지만 좋은 경험인가에 대해서는 충분히 고민해보지 못한 것도 사실이니까요.
– 허유리, pxd 책임 연구원

한때 혁신으로 나타난 앱과 스크린이 이제는 일상에 깊이 자리한 지금에 ‘우리는 사용자에게 정말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하고 있는 것인가?’를 다시금 생각해보게 한다.
– 진현정, pxd 선임 연구원

이 책에서 저자가 강조하는 인터페이스 디자인 3대 원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 번째 원칙: 화면부터 설계하는 대신 평소에 늘 하는 행동을 먼저 생각해보자
터치스크린을 벗어난 디자인을 하면 어떨까요? 사람들이 늘 해왔던 행동과 절차를 수용하여 스마트폰을 꺼내지 않고도 잘 돌아갈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 본다면?
멋진 와이어프레임은 무조건 좋은 디자인일까요? 그렇지 않다고 저자는 주장합니다. 훌륭한 사용자 경험 디자인은 스크린이 아니라 좋은 경험, 그 자체에서 나옵니다.

두 번째 원칙: 컴퓨터의 시중을 드는 대신 제대로 활용하여 대접받자
매우 강력한 컴퓨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스템은 결국 사용자가 컴퓨터의 시중을 들듯이 사용하도록 만들고 있습니다. 기술은 사람에 의해 만들어졌지만 사람을 위해서 일하도록 되어 있지는 않은 부분이 여전히 많습니다. 그중 사용자 입력(유저 인풋)은 귀찮고 번거로운 일이죠. 회원가입을 하면서 어릴 적 친구 이름이나 좌우명을 물을 게 아니라 센서의 강점을 활용하여 시스템을 디자인해봅시다. 컴퓨터는 이렇게 사람들이 하기 싫어하는 일, 혹은 해야 하지만 놓치고 있던 일과 할 수 없는 일들을 대신 수행할 수 있어야 합니다.

세 번째 원칙: 개인화 하기
각 개인에게는 그만의 확고한 취향과 관심사가 있으나 소프트웨어는 이러한 특별함 대신 평균치에 맞춰 만들어지는 실정입니다. 반면 일부 데이터 과학자들은 이와는 반대의 입장에서 접근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만약 기술이 사용자의 모든 것을 알 수 있다면 초등학교 때 짝사랑에 대한 소문이 퍼지는 걸 원하지 않는다는 것도 알아야 할 것입니다.

 

인터페이스 디자이너를 위한 필독서 
지금까지 알고 있던 인터페이스는 잊어버립시다. 사용자의 필요는 계속 변하고 있습니다. 사용자의 필요에 집중하고 문제 해결을 위한 모든 대안을 고려한다면 더는 스크린에 매여 사고하지 않을 것이며 의미 있는 혁신을 이루게 될 것입니다. 이 책은 기술 분야에 속한 사람이든 아니든 간에 더 좋은 디자인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군더더기 없는 선명한 지침서가 될 것입니다. 다음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 UX/UI 디자이너, 프로덕트 매니저, 기획자, 경영자
  • UI 구현 시스템을 설계하고 프론트 환경을 구현해주는 엔지니어
  • 웹이나 모바일 트렌드를 익히고 있는 실무자
  • 인터랙션(상호작용) 디자인을 공부하는 학생
  • 사용자 경험과 인터페이스가 기술 솔루션과 결합하여 진화해가는 미래에 관심 있는 모든 독자

저자는 인터페이스가 없는 것이 가장 좋은 인터페이스라는 점을 주장하면서, 우리가 얼마나 ‘스크린 중심’ 사고에 빠져 있는지에 대해 낱낱이 비판한다.

무언가 새로운 화면을 만들기 전에 사용자를 잘 관찰하고 그것을 (가능하면) 화면이나 인터페이스 없이 해결할 수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는 그의 주장 혹은 예견은 센서의 발달과 상호작용의 고도화가 진행 중인 오늘날 점점 더 중요하고 설득력 있는 사실이 되었다.

인공지능과 음성인식 등의 발달로 너무 당연하게도 화면을 벗어난 인터페이스가 하나의 큰 주류를 차지할 것이 분명해지는 이 시점에 인터페이스 디자이너라면 누구나 꼭 읽고 생각해 보아야 할 책이다.
이재용, pxd 대표

 

아래 슬라이드는 목차가 포함된 미리보기입니다. 🙂

 

인터페이스 없는 인터페이스』는 다음 서점에서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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