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퍼 양파의 '개발자를 부탁해~!'

By | 2015년 8월 11일

초보 개발자를 부탁해

 

면접볼 때, 애인 구할 때 조심할 태도

 

일 시작하기 전에 알아두면 좋은 것들

주 언어 하나는 C#, C, C++ 중 하나 : 꼭 그 언어로 개발하지 않더라도 기본적인 것은 할 줄 알면 크게 도움이 된다. 이왕이면 C#이나 자바 둘 중 하나를 추천한다. ‘난 대기업이나 은행 같은 데서 일 안 할 거야’라고 지금은 생각할지 모르나 혹시라도 나중에 마음이 바뀐다면 자바/C#이 필수다.

■ 스크립팅 언어 하나 : PHP, 펄, 파이썬, 루비 가운데 하나를 배워 두면 무지무지 유용하다. 간단하게 프로토타입을 만들거나 파일 프로세싱이나 정규식을 사용한 매칭 등 정식 프로그램을 만들기엔 뭐한 일에 몹시 도움이 된다.

■ 최소한의 HTML/CSS/자바스크립트 : 웹 프로그래밍을 할 때 디버깅이 가능할 정도만 알면 된다. 더 알면 위험하다. 디자인에 일가견이 있거나 앞으로도 웹에 관한 일만 하겠다고 결심한 게 아니라면 HTML/CSS/자바스크립트 일은 피한다.

■ 리눅스/유닉스 서버 : 난 개발자니까 서버 같은 거 몰라도 된다고 생각할지 모르나 내 경험으로는 아주 최소한의 리눅스 경험은 엄청 도움이 된다. 리눅스 기초 책 하나만 보면 된다. 개인 컴퓨터에 리눅스를 깔 필요 없이 리눅스 서버에 putty 같은 프로그램으로 연결하여 일할 수 있으면 괜찮다.

■ SQL : 이것 역시 리눅스 서버와 마찬가지로 아주 잘 알 필요는 없다. 간단한 쿼리를 돌릴 정도면 된다.

■ Networking/PC 베이직 : Ethernet이 뭔지, 어떻게 정보가 전달되는지, TCP/IP가 무엇인지, 패킷이 무엇인지 등만 알면 된다.

 

사랑받는 신입 직원의 요건 다섯 가지

■ 다른 사람 일 방해하지 않기

■ 기본적인 일 흐름 알기

■ 알아 두면 좋은 것들 정리해 두기

■ 일 효과적으로 하기

■ 원하는 방향으로 밀고 나가기

 

신입들이 곧잘 하는 착각

내 능력/지식을 보고 고용한 거다 : 어차피 새로 가르쳐야 할 거, 이왕이면 똘똘하고 어리고 말 잘 듣는 사람 구하는게 첫째 조언이다. 당신은 상급자들이 하기 싫어 하는 일을 몸으로 때워 가며 해내기 위해 고용되었다. 현실을 직시하자.
열심히 하면 알아줄 거다/문제 부분을 지적하면 좋아할 거다 : 상사에게 가장 중요한 목표는 이거다. ‘나의 일을 줄이자’ 문제 제기는 상사의 일을 늘리는 거다. 문제 제기가 호재인 경우는 해결책까지 같이 제시해줄 때다. 보고서까지 만들어 올리면 상사는 자신의 상사에게 잘난 척할 수 있다. 그리고 당신은 최고의 부하로 등극한다.
상관의 지시에는 무언가 깊은 뜻이 있다/중요하니까 자꾸 쪼는 거다 : 상사마다 성격이 다르다. 이것을 빨리 파악하여 어느 정도 맞춰 주는 방법을 일찍 발견하는 것이 좋다. 시간에 민감한 상관, 보고를 중요하기 생각하는 상관… 이런 특징을 잘 맞춰주면 다른 부분에서는 융통성이 있을 확률이 높다.
 솔직히 얘기하면 이해해 줄 거다 : 내 약점을 굳이 미리 얘기할 필요는 없다. 정말 심각한 문제가 아니라면 입 닫는다. 다른 사람 얘기할 때는 무조건 칭찬부터 시작한다. 상대가 누구를 욕하기 시작하면 우선 들어주기만 한다. 직장에 관련된 사람들과 나눈 대화는 모두 녹취된다는 자세로 임한다.

 

개발자를 부탁해』는 재밌는 이력을 지닌 개발자 새퍼 양파 님의 유머러스하면서도 예리한 관찰력이 버무려진 조언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새퍼 양파 님의 필력은 몇 년 전에 ‘공돌/공순 애인 관리 방법‘이라는 글이 여러 커뮤니티에 퍼날라지면서 검증이 되기도 했었지요. 이 책은 흔히 ‘공돌이’라고 지칭하는 이과적 마인드로 무장한 사람들을 팬더라는 애칭으로 부르며 팬더들을 위한 연애 노하우를 담고 있으며 새퍼 양파 님이 남아공과 런던  IT 회사에서 일하면서 얻은 경험과 통찰을 아낌없이 나누고 있습니다.

앞부분의 연애 조언도 재미있지만 뒷부분의 개발자를 위한 실용적인 조언들이 매우 알차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한 도움이 필요한 개발자들에게 더욱 알려졌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던 책이기도 합니다.  ‘맺는 글’에서 새퍼 양파 님이 이 글들을 하나, 하나 쓸 때마다 어떤 심정으로 썼는지에 대해 느낄 수 있는 부분이 있어서 발췌합니다.

 

“극히 모자라는 실력과 제한된 경험으로 『개발자를 부탁해』라는 거창한 제목으로 글을 쓰자니 부끄럽기 짝이 없다. 되돌아보면, 글을 모으는 내내 50만원 벌어보겠다고 정장 차려입고 새벽 다섯 시에 출근하던 스무 살 나에게 편지를 쓰는 마음이었다. 그때의 나에게 성공에 대한 조언을 해줄 수 있다면 다음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비급은 없다. 그렇지만 하나하나 배우고 경험해 가는 과정을 통해서 막막하게만 느껴졌던 세상이라는 거대한 시스템이 점점 만만해질 수는 있다. 어설프게 직접 짰던 펑션 대신 어떤 라이브러리, API를 써야 하는지 알게 되고 웬만한 에러 메시지는 보기만 해도 감이 잡힌다. 성공한 이들은 거의 모두 몇 번씩 운 좋은 기회가 주어지긴 한다. 준비되지 않은 자에게는 기회가 주어지지도 않는다. 각자 환경 내에서 최대한 기회를 만들고 활용하면 이 나이에 김연아는 될 수 없을지 몰라도 동네 스케이트 학원 선생님 정도는 가능할지 모른다. 그렇게 희망을 가지고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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