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재소자가 보낸 편지

By | 2010년 2월 19일

어제 뜻밖의 편지를 받았습니다.

낯선 주소와 이름의 편지가 도착해 있기에, 뭔가 계산서라도 왔나 하고 열어보니 화성 직업훈련 교도소의 한 재소자가 보낸 편지입니다.
편지의 내용은…..
(공개해도 인적사항이 드러나거나 하는 건 아니라 전문을 실었습니다.)
인사이트 담당자님 안녕하십니까?
저는 현재 화성 직업훈련 교도소에서 생활하고 있는 재소자입니다.
비록 한순간의 실수로 죄를 짓고 이렇게 죗값을 치르고 있으나, 머지 않은 사회 복귀를 준비하며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고 있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현재 제가 공부하고 있는 분야에 귀 출판사의 도움이 절실하기에 이렇게 펜을 들었습니다.
저는 사회에 있을 때 전산분야에서 일하였기에, 출소 후에도 비슷한 분야에서 전공과 경력을 활용하고자 생각중입니다.
그런 이유로 프로그램 개발에 대해 더욱 깊숙히 학습하고자 하나 책을 구입하려 하여도 책 제목을 몰라 신청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현재 안드로이드 등 모바일 개발 분야로 공부하가자 귀 사의 ‘프로그래밍 오브젝티브 C 2.0’ 등의 책을 보며 학습하는 중이나 더 이상의 책 제목을 구하지 못해 손을 놓고 있는 실정입니다.
안드로이드 등 개발과 관련하여 Java, C#, XML과 관련된 도서류의 목록을 얻고자 하니 도움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교도소 내 작업으로 월 4만원 정도의 책을 구매할 돈이 생기기에 월 1~2권을 독파하는 속도로 학습을 계획 중입니다.
부디 잠깐의 시간을 할애해 주시어 이 부족한 자에게 희망을 심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2010년 2월 8일
000 드림
편지를 읽고 첫 느낌은 (좀 천박하지만) “엥! 요즘은 교도소에서도 컴퓨터를 다룰 수 있나?” 였습니다. 밖에서처럼 전면적인 컴퓨팅 환경까지야 아니겠지만, 개개인이 하기에 따라선 할 수 있는 게 꽤 있나 봅니다. 

두 번째로 떠오른 이미지는 영화 ‘쇼생크 탈출’의 주인공 앤디(팀 로빈스)가 사서가 되어 도서 확충을 위해 각계에 편지를 보내는 장면.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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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는 “와~ 모바일 열풍이 대단하구나. 11척 담장 안에서까지 이런 생각을 할 정도로”
그 다음에야 요청사항에 눈이 갔는데, 이거 어쩌죠. 저흰 모바일 개발과 직접 관련이 있을 만한 책이 별로 없는데….
아이폰 개발 책으로 터칭! 아이폰, 오브젝티브 C가 있으나, 한 권은 있으시고, 안드로이드를 다룬 책은 없지만, 안드로이드가 Java 기반이니 ‘자바 세상을 덮친 Eclipse(이클립스)‘ 정도가 바로 떠오르고…. 음….. 이 글을 쓰며 출판사에 널린 저희 책들을 둘레둘레 보는데, 딱 맞다 싶은 책이 없네요. 혹 이 글을 읽는 분 중에 책 리스트를 정리해 주실 분이 계시면(저희 책이 아니더라도), 책 몇 권을 보내드리며 그 리스트를 같이 보내드리면 괜찮겠다 싶네요.
아무튼 징역이 얼마나 남았는지 모르겠지만, 본인 스스로 ‘죗값’을 치르고 있다고 생각하시고, 복귀를 위해 열심히 준비하고 계신 듯하니, 그 노력에 성과가 있길 바라겠습니다.  복귀 이후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분으로 다시 자리잡기 위해 더 분발해 주시길 기원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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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thoughts on “한 재소자가 보낸 편지

  1. 레몬에이드

    무슨 일로 들어가셨는지는 모르겠지만 미래에 대해서 열심히 준비하시는 걸 보니 밖에 있는 저도 더더욱 노력해야 되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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